[디지털머니=김정훈 기자] 사람처럼 걷고 말하고, 심지어 옆차기까지 하는 로봇. 이젠 공상과학이 아니다. 산업 현장부터 고객 응대, 심지어 집안일까지... ... . 휴머노이드 로봇이 일상 속으로 성큼 들어오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이 본격화된 분위기다.
세계적 컨설팅업체 딜로이트는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이 올해 15억 달러(한화 약 2조820억원)에서 10년 뒤인 2035년 378억 달러(약 52조4900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연평균 성장률로는 38.1%. 말 그대로 ‘블루오션’이다.
휴머노이드 로봇의 활용 범위도 초기엔 제조, 물류 같은 단순·위험 작업 위주였다. 하지만 이제 소매, 의료, 교육 등 서비스 분야로 점점 확장되고 있다.
보스턴다이내믹스가 만든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가 물품을 운반하는 시범을 보이고 있다. (자료=보스턴다이내믹스)
최근 들어서는 중국이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의 판을 흔들고 있다. 로봇 전문기업 유니트리(Unitree)는 최근 ‘R1’이라는 휴머노이드 로봇을 단돈 5900달러(약 830만 원)에 내놨다. 기존 제품과 비교하면 10분의 1 수준 가격이다.
성능도 놀랍다. 유니트리의 유튜브 영상에선 R1이 손 짚고 옆돌기를 하더니, 물구나무선 채로 걷는다. 이 로봇은 복싱도 하고, 옆차기까지 시연했다. 단순한 실험이 아니다.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을 모두 보여주겠다는 중국의 ‘도발’이다.
물론 미국도 가만있지 않다. 테슬라는 올 해말까지 공장에 옵티머스 로봇 1000대를 투입할 계획이다. BMW는 스타트업 피겨AI와 손잡고 '피겨02'라는 로봇을 생산라인에서 테스트하고 있다.
한국 기업들도 가세했다.
두산로보틱스는 미국 자동화 전문기업 '원엑시아'의 지분 89.59%를 약 356억 원에 인수한다고 지난 28일 발표했다. 협동로봇 자동화 기술을 흡수해 로봇 솔루션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복안이다. 두산로보틱스 김민표 대표는 “피지컬 AI 시대를 이끄는 지능형 로봇 기업으로 가겠다”고 말했다.
현대차도 로봇에 진심이다.
지난 2021년 인수한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신형 로봇 아틀라스는 부품을 스스로 인식·운반한다. 이 과정에서 실수하면 스스로 복구까지 한다. 올해 말엔 미국 조지아 공장(HMGMA)에 투입될 예정이다.
결국 싸움의 핵심은 기술력 대 가격 경쟁력이다.
딜로이트는 “휴머노이드는 산업 전반에서 인간을 보완할 핵심 자원이 될 것”이라며 “데이터 기반 AI와 산업 맞춤형 솔루션이 중국의 저가 공세를 이길 무기”라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