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들이 무리지어 태어나고 있는 오리온대성운 M42
[디지털머니=유정선 기자] 별은 우주의 먼지(성간구름)에서 태어나 자신의 질량에 따라 정해진 수명을 살다 다시 구름으로 돌아간다. 은하 속에서 성간구름은 붕괴하려는 중력과 팽창하려는 기체압력이 균형을 이루며 존재한다. 그러다가 외부 자극이 주어지면 균형이 깨져 중력이 우세해지며 수많은 조각으로 쪼개진다. 쪼개진 조각들은 수축 밀도가 높아져 온도가 1000만도 이상 올라간다. 그것이 우리가 보는 반짝이는 작은 별이다.
별이 중심부에서 핵융합 반응을 일으키며 충분한 시간동안 안정된 수명을 살기 위해서는 질량이 태양의 0.08배에서 100배 사이여야 한다. 무거울수록 별 속에 들어 있는 핵반응 연료는 많지만 핵반응 속도가 빨라져 수명이 짧아진다. 질량이 태양의 8%여서 간신히 핵융합을 할 수 있는 가장 가벼운 별은 수명이 1조년에 이른다. 구름 조각이 이보다 가벼우면 핵반응을 일으키지 못해 별이 되지 못하는데 이들을 '갈색왜성'(brown dwarf)이라 부른다. 목성과 같은 천체가 이에 해당된다. 우리 은하계의 중심인 가장 큰 별 태양의 수명은 100억년이다.
별은 핵융합 반응을 통해 열과 빛을 낸다. 새로 태어난 별은 처음에 수소를 태우는데 이때의 별을 '주계열성'(主系列星)이라고 한다. 수소가 고갈되면 별은 중심부가 수축하고 외곽부는 크게 팽창하는데 이를 적색거성이라고 부른다. 이 시기에 별은 중심에서 헬륨, 탄소, 산소, 마그네슘, 황 등의 원소를 만들어나가는데 질량이 태양의 10배를 넘는다. 가장 무거운 별들은 중심부의 핵융합 반응이 철을 만드는 단계까지 진행된다.
그런데 물질의 온도와 밀도를 높여 자연적으로 핵융합이 진행될 수 있는 한계가 철 원소까지이다. 왜냐면 원자핵을 묶는 강력은 작용 범위가 매우 좁기 때문에 여러 양성자와 중성자가 결합해 원자핵이 어느 이상 커지면 양성자에 의한 전기적 반발력이 세져 핵이 잡아당기는 인력이 이를 감당할 수 없게 된다. 따라서 철 원소까지는 온도가 충분히 높기만 하면 양성자와 중성자는 강력에 의해 결합해 에너지가 낮은 안정한 상태가 되지만 철보다 무거운 중원소는 에너지를 주어 억지로 결합시키지 않으면 만들 수 없고 만들었다 하더라도 불안정하여 보통은 자연 붕괴를 하게 된다.
결국 철까지 핵융합이 진행된 별의 중심부는 더 이상 핵에너지를 발생시킬 수 없는 상황에 이르고 별의 중심부는 자체 중력을 버틸 압력이 부족해 걷잡을 수 없는 붕괴를 맞이한다. 이 때 발생한 막대한 중력에너지는 함께 떨어져 내려오는 별 외곽부의 물질을 폭발시키는데 이 현상이 초신성 폭발이다. 이 때 별을 이루던 물질의 상당량이 은하 속으로 되돌아가 성간구름에 섞여서 다음 세대의 별을 만드는 재료로 쓰인다. 폭발한 별의 중심에는 별의 중심부 물질이 극도로 높은 밀도로 압축된 상태인 중성자별이나 블랙홀이 남는다.
태양은 약 50억 년 전에 태어나 중년의 나이를 지녔으니 수명의 반을 살아온 셈이다. 우리은하의 반지름은 약 10만 광년인데 태양은 은하 중심에서 2만6000광년 떨어진 거리에 초속 220km의 속도로 원반 위에서 우리은하 둘레를 돌고 있다.
태양은 홀로 빛나는 별이어서 그 주위의 행성들이 안정된 궤도를 돌 수 있다. 태양은 인류에게 숭배의 대상이 될 만큼 지상의 모든 생명체와 자연현상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특별한 별이다. 그렇지만 우리 은하에 담겨 있는 1000억 개의 별들 중 하나인 평범한 별이다. 우주에는 우리 은하와 같은 은하가 무한히 많고 태양과 같은 별도 무한히 많다.
성간구름 조각이 뭉쳐 별이 탄생할 때 일부 물질은 별 속으로 끌려들어가지 못하고 원반 모양을 이루며 별 주위를 맴돌게 된다. 이 물질들의 일부는 스스로 뭉쳐 수축하지만 핵반응을 일으키지 못하는 작은 기체공 행성을 만들기도 하는데 목성과 같은 행성이 그러한 예이다. 또 구름에 섞인 성간먼지(중원소)들의 일부는 서로 부딪히며 결합해 지구와 같은 딱딱한 행성으로 자라날 수도 있다. 태양과 같은 보통의 질량을 지닌 별도 여러 개의 무거운 행성들을 거느리고 있다. 많은 별들이 행성계를 이루고 있으리라고 추측돼 왔다. 쌍성이나 다중성과 같이 한 개 이상의 별들이 서로 궤도 운동을 하는 곳에는 행성들이 생겨나기 힘들다. 생겨나더라도 오래 유지되기 어렵다. 그러나 태양과 같은 홑별들은 주변에 일정한 중력을 미치고 있기 때문에 행성들이 안정된 궤도를 돌며 장기간 일정한 환경 속에서 진화를 해 나갈 수 있다. 따라서 대부분의 홑별 주변에는 행성계가 존재하리라 믿어지고 있는 것이다.
태양계 밖에서 다른 별의 행성이 실제로 처음 발견된 것은 1995년이었다. 지난 10여년간 태양계 근처 별들을 탐사한 결과 2009년 6월 현재 275개의 외부행성계에서 349개의 행성들이 발견되었다. 또한 외부행성은 향후 천문학계의 가장 중요한 탐사 대상 천체 중 하나가 될 것이다. 태양계 이외의 외부행성들의 존재를 현재 과학적으로 탐사해 새로운 원리를 발견하기는 힘들다. 그러나 이러한 탐사는 외계생명체의 발견을 비롯해 생명의 기원을 이해하는데 더 큰 의미가 있다. 그 결과는 과학을 넘어 철학과 종교에 까지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인간은 지구에 사는 작은 존재다. 우리의 지구는 또한 거대한 태양 주위를 도는 수 많은 천체들 중 하나다. 그러나 태양도 우리가 속한 은하수 은하(Milky way) 주위를 도는 1000억개의 별들 중 하나일 뿐이다. 그리고 우리 은하도 우주에 흩어져 있는 무수한 은하들 중 하나다. 그 넓고 무한한 우주에 외계의 지적 생명체가 발견된다면 인간은 우주를 관찰하는 유일무이한 지적 생명체가 아니게 된다. 지금도 우주 어딘가에선 우리 은하와 비슷한 우주가 태어나거나 소멸하고 있을지 모른다. 생명의 탄생과 소멸은 광대무변한 우주에서 일상적 자연현상이자 섭리임을 깨닫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