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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계 행성 상상도 (사진=MIT)

[디지털머니=유정선 기자] 일반 시민들의 참여로 외계 행성을 찾아내는 사례가 최근 늘고 있다. 

지난 1월 초 미국 천문학회 천문학저널에는 48시간 만에 1만명이 참여해 행성을 4개 보유한 항성계를 찾아낸 연구결과가 실렸다.

미국 UC산타크루즈와 캘리포니아공과대학(칼텍) 연구진은 ‘외계행성 탐사(Exoplanet Explorer)’라는 온라인 플랫폼을 개발했다. 누구나 로그인해 실제 외계 행성에서 온 신호가 어떤 형태인지를 배운 뒤 케플러 망원경이 관측한 데이터를 보며 외계 행성인지 여부를 투표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이 플랫폼은 2017년 4월 호주 방송을 통해 소개됐고 첫 방송 이후 48시간 만에 1만여명의 시민이 참여해 200만건이 넘는 데이터를 분류했다. 연구진은 일반인들이 분류한 결과를 검토하고 행성 후보를 정리, ‘K2-128’이라는 이름을 붙인 항성계를 확인하고 이 항성계의 천체 특성을 연구하기에 이르렀다.

국내에서는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밤 하늘의 밝기, 즉 ‘빛 공해’를 측정하는 네트워크가 이미 구축됐다. 빛 공해는 특별한 역할이 없이 낭비되는 조명, 타깃이 불분명한 인공조명 등으로 야생동물과 사람, 천문학 연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현상이다. 한국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빛 공해’가 심한 나라로 알려져 있다. 빛 공해 방지 프로젝트 첫 단계로 천문연이 ‘밤 하늘 밝기 측정 네트워크’를 구축한 것이다.

이 네트워크에 참여한 시민들이 밤하늘 밝기 측정 장비를 활용해 전국 곳곳에 밤하늘 밝기를 측정하면 이 데이터를 홍콩대 서버에 저장한다. 데이터를 활용해 밤하늘 밝기가 사람 및 천체 관측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거나 전국 빛 공해 지도를 만들 수 있다.

천문연은 이처럼 일반 시민들에게 문호를 개방한 천체 연구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형목 천문연 원장(사진)은 “전산융합센터를 만들어 천문이나 우주연구에 관심이 있는 일반 시민들이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천문연이 보유한 ‘외계행성 탐색 시스템(KMTNet)’이나 ‘한국우주전파관측망(KVN)’에서 관측한 데이터를 관심있는 시민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천문 관측 데이터는 보존 가치가 높다. 데이터베이스를 정리하고 아카이브로 만들면 누구나 쉽게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천문연은 옛 문헌에 실린 천문 현상을 정리하는 고천문학 데이터도 정리할 계획이다. 작년 조선왕조실록에 기록된 천문현상을 연구한 천문학 논문이 실제로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발표된 적도 있다.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 이론을 입증한 ‘중력파’ 연구에 참여한 한국인 과학자들은 이끈 이형목 천문연 원장은 “일반인도 참여할 수 있는 연구 플랫폼을 만들면 국민 세금으로 만든 천문 연구 장비를 국민들에게 되돌려 주는 효과뿐만 아니라 새롭게 발견하는 천문현상의 특성을 규명하는 연구도 빠르게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