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머니=유정선 기자] 일본 인터넷증권사가 세계 최대 가상화폐 해킹 자작극을 벌인 가상화폐거래소 ‘코인체크’ 매수에 나섰다. 일본 정보통신(IT) 회사와 금융회사를 중심으로 가상화폐 시장을 재편하려는 동향이 엿보인다.
4일 일본 유력 일간지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인터넷 증권사 모넥스그룹이 코인체크를 매수한다고 보도했다. 모넥스그룹은 골드만삭스 출신 금융인과 소니가 공동출자해 1999년에 만든 모넥스증권이 모체다. 모넥스그룹이 코인체크 주식 반 이상을 사들이면서 코인체크 창업자인 와다 고이치로와 주요 경영진을 이사진에서 제외하기 위한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
코인체크는 지난 1월 가상화폐 중 하나인 ‘넴’ 580억엔(약 5770억원)어치를 해킹당했다고 신고했으나 조사결과 자작극으로 밝혀졌다. 피해규모는 역대 최다로 손해를 입은 투자자 26만명에 대한 보상이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코인체크의 가상화폐 도난 사건에도 불구하고 주요 기업들은 가상화폐거래소 시장에 대한 투자 의욕을 잃지 않고 있다. 라인이 거래소 등록 진행 절차를 밟고 있고, 야후도 자회사를 통해 거래소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정보통신이나 금융 기업 산하에 기존 거래소를 매입하는 방식으로 가상화폐거래소가 재편되고 있다.
일본 금융청 규제도 시장 판도에 영향을 미쳤다. 금융청은 지난해 가을 가상화폐를 결제수단으로 인정하지만 안전대책 등 일정 요건을 충족한 업자에 한해 영업할 수 있도록 거래소등록제를 실시했다.
거래소 등록제 시행 이전부터 영업을 해온 곳은 ‘간주 업자’로 영업을 계속할 수 있는 특례를 줬다. 그러나 금융청의 규제가 강화되면서 영업을 포기해야 하는 거래소가 나올 전망이다. 코인체크 사건을 계기로 금융청이 특별 점검에 나선 간주 업자는 8곳으로 이번주 안에 업무정지 또는 개선 명령을 받을 곳이 나올 예정이다. 일부 거래소는 등록 신청 자체를 취소하고 업계를 떠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