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모터쇼 열기 끌어올린 '자율주행' 경쟁

차연준 기자 승인 2021.04.29 13:42 의견 0
이달 공식 발표된 화웨이 자율주행시스템 HI [사진=화웨이 공식 홈페이지]

[디지털머니=차연준 기자] 중국 최대 자동차 전시회 ‘상하이국제모터쇼’가 28일 폐막했다. 올해 모터쇼는 기존 완성차업체는 물론 화웨이와 바이두, 샤오미 등 IT 업체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이들은 완성차를 만들거나 관련 시스템에 참여하는 형식으로 전기차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개막 직전 벌어진 테슬라 모델S의 사망사고를 의식한 듯 자사 자율주행 시스템의 안전성을 강조하며 대대적 홍보에 나섰다.

최근 전기차 전환에 속도를 내는 통신업체 화웨이는 자사 부스에 베지징자동차의 전기차 ‘ARCFOXαS’의 HI 버전을 전시했다. HI는 화웨이 인사이드(Huawei Inside)라는 의미로, 자사 자율주행시스템을 채택한 차량에만 이 로고를 붙인다.

이 차량은 화웨이의 차세대 센서 ‘LiDAR’를 3개 장착해 보다 뛰어난 자율주행 성능을 보여준다. 밀리파 레이더(파장이 수 밀리미터인 전파를 사용하는 레이더)와 카메라도 각각 6개와 12개나 탑재했다. 이들 통합 시스템은 초당 400조회의 연산 능력을 자랑하는 화웨이 칩셋에 의해 제어된다. 화웨이는 기존 방침대로 당분간 완성차를 만들지 않고 소프트웨어, 특히 자율주행 시스템을 통한 전기차 시장 공략에 주력할 방침이다.

상하이모터쇼는 처음인 바이두는 알려진 대로 인터넷 검색으로 성장한 포털기업이다. 화웨이와 마찬가지로 최근 전기차 전환에 주력하는 바이두는 인공지능(AI) 기술개발도 한창이다. 이번 모터쇼에서는 자율주행 시스템 ‘아폴로 내비게이션 파일럿(ANP)’과 자동 주차 시스템 ‘아폴로 밸리 파킹(AVP)’을 중점 홍보했다. 부스에 ANP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모니터와 운전석도 마련했다.

바이두 시스템이 들어간 WM모터의 W6

바이두는 AVP 시스템을 적용한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 WM모터의 신모델 ‘W6’도 선보였다. ‘W6’는 주차 가능한 공간을 차량이 스스로 파악해 차를 댈 수 있다. 전기차 고객 중 여성이 많은 점, 아무래도 여성이 주차를 어려워하는 점을 고려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화웨이와 달리 바이두는 직접 전기차 생산에도 나선다. 바이두는 중국 최대 완성차 업체 지리자동차와 전기차 관련 업체를 지난 3월 설립했다. 여기서 생산되는 새로운 전기차에는 바이두의 ANP와 AVP는 물론 새로운 지도 앱도 적용된다.

‘대륙의 실수’로 알려진 스마트 가전업체 샤오미도 올해 모터쇼에서 주목 받았다. 지난 3월 전액 출자한 전기차 자회사 설립을 발표한 샤오미는 비야디와 공동개발한 전기차 배차 서비스에 최적화된 ‘D1’을 선보였다. 전기차 자회사에 100억 위안(약 1조7000억원)의 초기투자를 단행한 샤오미는 향후 10년간 총 10조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드론으로 유명한 중국 DJI의 행보도 눈에 띈다. DJI는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는 자회사를 통해 최신 시스템 ‘D80’과 ‘D130’ 시리즈를 공개했다. ‘D80’은 시속 80㎞, ‘D130’은 시속 130㎞까지 자율주행을 보장한다. DJI는 “축적된 드론 소프트웨어 기술을 살리고, 핵심 부품이 되는 카메라 센서나 스마트 드라이브 컨트롤 등을 계속 개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미 2016년 자율주행 전담부문 ‘다장처짜이(大疆車載)’를 설립한 DJI는 2019년부터 완성차 업체에 자율주행 시스템을 공급하고 있다. 이번 모터쇼에서 다장처짜이는 상하이GM우링과 공동개발 중인 ‘신바오쥔’ 브랜드의 전기 콘셉트 모델을 공개했다.

현지 업체들의 자율주행 전쟁은 중국 정부는 방침과 연결된다. 일본 마이니치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중국은 오는 2025년까지 국내에서 발매되는 새 전기차들의 자율주행 성능을 레벨3(일정 조건에서 시스템이 주행을 담당하는 기술)로 맞춘다고 공표했다. 중국 업체들은 2025년 대륙의 도로를 달리는 전기차 중 70%가 레벨3 자율주행 시스템을 장착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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