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역대급 실적에도 2021년 험난한 이유

차연준 기자 승인 2021.04.28 13:00 의견 0
[사진=pixabay]

[디지털머니=차연준 기자]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지난 1분기 사상 최대의 흑자에도 힘겨운 한해를 보내리라는 애널리스트 분석이 이어진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애널리스트들의 분석을 인용한 28일 기사에서 “올해 1분기 가장 좋은 성적을 올린 테슬라가 전기차 사업 관련 과제들로 인해 힘겨운 2021년을 보낼 가능성이 제기됐다”고 전했다.

애널리스트들이 짚은 테슬라의 악재는 반도체 부족과 최근 벌어진 모델S의 사망사고, 중국발 리스크로 압축된다.

우선 세계적인 반도체 부족 현상에서 테슬라도 자유롭지 못하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투자자를 대상으로 배포한 자료에서 이 문제를 해결했다고 주장했지만, 시장의 시각은 엄연히 다르다.

실제로 테슬라는 지난 2월 반도체 부족을 이유로 미국 캘리포니아 프리몬트 공장 조업을 일시 정지했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나 포드, 독일 폭스바겐도 반도체 부족의 영향으로 감산을 피할 수 없는 상황에 테슬라라고 뾰족한 수가 있겠냐는 지적은 전부터 이어졌다.

세계적인 전기차 수요 증대는 1위 업체 테슬라에 있어 호재지만 중국이나 유럽, 일본의 완성차 대기업들이 속속 경쟁에 뛰어들고 있어 압박은 점점 커지고 있다. 미 조사회사 콕스오토모티브에 따르면, 미국 전기차 시장의 테슬라 점유율은 올해 1분기 70%로, 1년 전 같은 기간 82% 대비 12%p나 낮아졌다.

최근 미국에서 벌어진 모델S의 사망사고는 가장 치명적인 악재로 평가된다. 숨진 남성 2명은 사고차의 조수석과 뒷좌석에 각각 탑승한 것으로 밝혀져 안 그래도 말이 많던 테슬라 자율주행 성능에 대한 소비자 불신이 커졌다.

일론 머스크는 사고 직후 자율주행이 비활성화 상태라고 주장했지만 미국 경찰은 운전석이 비어 있었다며 이를 일축했다. 고속도로교통안전국(NHTSA)과 미 교통안전위원회(NTSB)가 조사에 착수하고, 19일 중국에서 개막한 상하이국제모터쇼에서 테슬라 여성 고객이 기습시위를 벌이자 고자세로 일관하던 일론 머스크가 사과하기에 이르렀다.

테슬라 운전지원시스템의 사생활 침해 우려가 계속되는 점도 발목을 잡는다. 미국 소비자 정보지 컨슈머리포트는 최근 기사에서 “테슬라 룸미러 상부에 설치된 카메라가 운전자를 멋대로 촬영, 각종 데이터를 테슬라 자율주행 연구센터에 전송한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BMW나 포드, GM, 스바루 등에 설치된 카메라는 운전자의 전방주시 태만 등을 감지, 경고를 보내는 목적으로 사용된다”며 “이들 업체의 어떤 카메라도 테슬라처럼 동영상 데이터를 수집하지 않는다”고 덧붙엿다.

테슬라의 주요 판매시장이던 중국의 분위기 변화도 눈에 띈다. 중국 정부는 지난달부터 정부 관리나 군 관계자, 국영기업 간부들의 테슬라 차량 구매를 제한했다. 이보다 한 달 전에는 중국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이 테슬라 중국 자회사를 조사했다. 소비자들로부터 테슬라 차량 품질에 대한 불만이 계속됐기 때문이다. 업계는 중국 당국이 모터쇼 기습시위 등을 계기로 향후 테슬라에 대한 조사를 한층 강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테슬라는 지난 26일 올해 1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74% 증가한 103억8900만 달러(약 12조원), 순이익은 4억3800만 달러(약 4850억원)로 사상 최대라고 발표했다.

<저작권자> 디지털 세상을 읽는 미디어 ⓒ디지털머니 | 재배포할 때에는 출처를 표기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