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에 주목받는 인공지능 기반 IoT 필수 기술, '엣지컴퓨팅'

박응식 기자 승인 2020.01.29 07:04 | 최종 수정 2020.01.29 07:20 의견 0
 

[디지털머니=박응식 기자] 클라우드가 주도해온 기업용 IT인프라의 시장에 또 하나의 대형 변수가 등장했다. 엣지컴퓨팅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향후 성장 잠재력으로 관심을 받았던 엣지컴퓨팅은 최근들어 업계 판세를 실제로 뒤흔드는 수준으로 진화했다.

통신, 반도체, 컴퓨팅, 클라우드, 모바일 기기 등 다양한 출신 성분의 회사들이 엣지컴퓨팅 시장에 집결하는 모양새다. 내로라 하는 회사들이 엣지컴퓨팅을 전략적 요충지로 보고 전력을 전진배치하기 시작했다.

엣지컴퓨팅의 존재감이 커지는 것은 클라우드의 한계의 극복할 대안이라는 인식과 맞물려 있다. 자율주행차, 사물인터넷, 스마트팩토리 등 디지털 환경에서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처리해야 하는 흐름은 확산되고 있는데, 멀리 떨어져 있는 클라우드만으로는 이같은 요구 사항을 맞춰주기 어렵고, 엣지컴퓨팅이 해결사가 될 것으로 관련 업계는 보고 있다.

■ 2020년 10대 기술 전략 트렌드에 이름 올린 엣지컴퓨팅

기업들의 높은 관심 속에 엣지 컴퓨팅 관련 기술들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가트너가 발표한 2020년 10대 기술 전략 트렌드에도 ‘자율권을 가진 엣지’는 당당히 이름을 올리며 업계의 높은 관심을 증명하고 있다. SKT와 KT도 최근 각각 '글로벌 MEC TF'와 '5G 퓨처포럼'이란 이름의 세계 모바일 엣지 컴퓨팅 협력체를 발족하며 엣지 컴퓨팅 기술 관련 주도권 강화를 위한 노력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양새다.

엣지컴퓨팅은 중앙 집중 서버가 모든 데이터를 처리하는 클라우드 컴퓨팅과 다르게 분산된 소형 서버를 통해 실시간으로 처리하는 기술을 일컫는다.

클라우드와 엣지컴퓨팅 개념도

사물인터넷(IoT) 기기가 본격적으로 보급되면서 데이터 양이 폭증했고, 이 때문에 클라우드 컴퓨팅이 한계에 부딪히게 됐는데, 이를 보완하기 위해 에지 컴퓨팅 기술이 개발됐다. 즉, 모든 데이터를 클라우드로 보내서 분석하는 대신, 중요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하기 위한 기술이다. 이 기술은 실시간으로 대응해야 하는 자율주행차, 스마트 팩토리, 가상현실(AR) 등 4차 산업혁명을 구현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엣지 컴퓨팅의 대표적인 사례는 자율 주행 자동차이다. 자율 주행 자동차는 차량에 부착된 각 센서들로 주변 지형이나 도로 상황, 차량 흐름 현황 등을 파악해 데이터를 수집하고, 주행 중 일어날 수 있는 다양한 상황에 신속하게 대처해야 한다. 즉, 방대한 데이터의 수집ㆍ처리와 실시간 대응을 위한 빠른 데이터 분석의 필요로 에지 컴퓨팅이 활용된다.

■ 엣지컴퓨팅, 왜 필요한가

엣지컴퓨팅 구조 내에서 중앙의 클라우드는 중요 데이터 연산에만 관여하면 되므로 전체적인 가동성과 실시간 서비스 품질이 향상된다. 특히 스마트시티·스마트팩토리처럼 다량의 데이터가 실시간으로 발생하는 환경에서는 기초적인 데이터 저장과 정제는 엣지단에서 처리하는 것이 전체 시스템의 부하를 줄이는 측면에서도 더 낫다.

시스템 규모가 커질수록 적절한 분권화로 전체 효율을 증가시킬 수 있다.

엣지 컴퓨팅은 초저지연 5G, 자율주행 인프라 기술과 궁합이 좋은 편이다. 자율주행차를 위한 V2X 인프라를 구성하는 경우, 각 도로와 인접한 장소에 엣지 컴퓨팅 환경을 구축하면 보다 빠르고 안정적으로 자동차와 도로 간 데이터 공유가 가능해진다.

시스템 안정성 측면에서는 각각의 엣지가 전체 서비스 처리의 일부를 분담함으로써 중앙 서버에 갑작스러운 장애가 발생해도, 연결된 시스템이 일거에 마비되는 사태를 피할 수 있다.

클라우드와 엣지컴퓨팅 비교

반면 보안 측면에선 장단점이 공존한다. 데이터가 중앙에만 집중되지 않는 구조는 데이터 유출 피해를 최소화해 주지만, 상대적으로 보안이 취약한 개별 엣지 서버는 해커의 공격 통로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운용에 주의가 필요하다. 또한 엣지 컴퓨팅 구성을 위한 추가적인 하드웨어·소프트웨어 도입 비용이 수반되므로, 엣지 컴퓨팅 시스템을 고민하는 기업이라면 비용 측면과 함께, 엣지가 반드시 필요한 시스템인지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작년에 이어 올해 엣지 컴퓨팅이 가장 주목받을 영역은 이동통신과 인공지능(AI), 가상·증강현실(VR/AR) 등이 꼽힌다. 특히 통신 업계에서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5G와 엣지 컴퓨팅 기술을 결합한 MEC(Mobile Edge Computing) 개념을 앞세운 품질 차별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와 관련해 현재는 주로 초고속·초저지연 특성의 5G 성능을 극대화하기 위해 전국 5G 주요 거점에 MEC 센터를 구축하고, 스마트폰과 자율주행·커넥티드카 등의 응답속도를 개선하는 방향으로 집중하는 모습이다. 또한 올해는 대용량 데이터의 실시간 스트리밍이 중요한 가상현실 콘텐츠와 클라우드 게이밍 플랫폼 운영에도 5G와 엣지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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