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인기에 '탈중앙화 금융' 위험도 커졌다..두달새 세배 넘는 자금 몰려

디파이 플랫폼 11조원 이상 예치..이더리움 신규 지갑 개설 하락세
쟁글 "변동성 낮고 온체인 지표 탄탄한 비트코인에 주목해야" 주장

이기철 기자 승인 2020.09.23 11:52 | 최종 수정 2020.09.25 17:56 의견 0
23일 현재 디파이 플랫폼에 예치된 자금 규모는 95억6000만 달러, 한화 약 11조1360억원에 달한다. (자료=디파이펄스)

[디지털머니=이기철 기자] 최근 가상자산(암호화폐) 시장에서 탈중앙화 금융(DeFi, 디파이)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높아지면서 디파이 관련 토큰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 

23일 디파이 정보사이트인 디파이펄스(Defipulse)에 따르면 디파이 플랫폼에 예치된 자금 규모는 이날 오전 9시 현재 95억6000만 달러(약 11조 1360억 원)에 달한다. 한두 달 전만 해도 30억 달러 수준이었는데 3배 이상 커진 것이다. 

하지만 단기간에 급등락이 반복되면서 디파이 토큰의 변동성 리스크도 높아졌다. 일각에서는 오히려 이럴 때일수록 변동성이 낮고 시가 총액이 가장 높은 비트코인을 눈여겨볼 것을 권하고 있다. 

공시데이터 기반 가상자산 포털 쟁글(Xangle)은 몇 달 동안 급등락을 연출하고 있는 디파이 토큰과 이더리움에 비해 비트코인이 약세장에서도 강보합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더리움 가격은 지난 7, 8월 두 달 동안 78% 상승했다가 9월 들어 -22%를 기록하며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또 TVL(예치 자산 규모)기준 상위 디파이 토큰 역시 가격 조정 이후 약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비트코인 시세는 지난 2분기 동안 15% 상승했다가 9월 들어 -9%대를 기록중이다. 쟁글 리서치는 비트코인의 경우 추가 하락의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보고 있다.

비트코인의 시장 지배도와 온체인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로도 추가 하락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점쳐진다.

비트코인 시장지배도(Dominance) 변화 추이. 하단 남색 그래프가 이더리움이다. 현재 비트코인의 시장지배도는 57% 선을 유지하고 있다.(제공=코인마켓캡)

최근 비트코인 시장지배도는 57% 선에서 지지를 받고 있다. 올 1분기말부터 2분기까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대부분의 가상자산들이 급격히 조정받았다가 빠르게 회복하는 등 높은 변동성 장세에서도 비트코인은 60% 중반 시장지배도를 유지했었다. 그러다 3분기 디파이 영향으로 50% 후반으로까지 내려온 상황이다. 현재 비트코인 시장지배도는 ICO 붐이 안정화됐었던 지난 2019년 초 수준으로까지 떨어져, 더 큰 폭의 하락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된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가격 변동 추이. (제공=쟁글)

비트코인 온체인 데이터를 살펴보면 가격이 급상승했던 이더리움보다 오히려 활성화된 모습이다. 9월 거래량의 경우 비트코인 개수 기준 8월보다 121% 늘었고 달러 거래대금 기준으로는 100% 증가했다. 반면, 이더리움은 각각 55%, 64%씩 늘어났다.
신규 지갑 수와 활성 지갑수의 경우에도, 비트코인은 다소 변동성을 보이지만 우상향 경향성을 나타내는 반면, 이더리움 신규 지갑 수는 지속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이더리움의 신규 지갑 수는 9월 동안 총 3번 90일 기준 신저점을 경신했다. 이더리움 활성 지갑 수의 경우에도 유니스왑 토큰 출시로 일시적인 영향으로 지난주 후반 반짝 반등했던 것을 제외하고는 지속 하락세였다.
쟁글은 지난 8월에도 "이더리움의 가격 상승세와 달리, 신규 지갑 수는 감소하고 있다”며 과열된 디파이 열풍에 주의를 당부했다. 이더리움 네트워크의 온체인 지표는 이더리움뿐 아니라 ERC-20 토큰들에 대한 모든 수치를 확인할 수 있어 디파이 생태계의 성장이 소수 참여자들로 인해 과열됐다고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대부분 디파이 프로젝트는 이더리움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 이 같은 해석을 할 수 있다. 온체인 데이터가 자산 가격 움직임을 완벽하게 설명할 수는 없지만, 방향성을 일부 예측할 수 있는 참고 지표로서의 가치는 충분하다.
쟁글 리서치는 “최근 시장이 디파이 토큰들을 중심으로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변동성이 높을수록 가장 시가총액이 높은 비트코인을 눈여겨 보는 것을 추천한다”며 “비트코인은 다른 가상자산들 대비 소외됐던 기간이 길고 안정적인 온체인 데이터 흐름을 보이고 있어 관심 있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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